사상구 지역위원장 사퇴했으나 최고위에서 반려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20일 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으나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려됨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부산출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새정치연합은 2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문 대표 대신 현재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이 지역에서 뛰고 있는 비례대표 배재정 의원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대표의 사퇴서가 최고위에서 반려가 됐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10재보궐선거가 진행 중이고 이 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며 "대표 비서실에서 사퇴 안건이 올라와 보고가 이뤄졌지만 최고위에서 반려가 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조직본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사고지역 의결, 직무대행 지정 등 두 사지 사안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표 비서실은 조직본부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추후 적절한 시기에 의사를 다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최고위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채 문 대표의 사퇴서를 반려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표가 사상구 사퇴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정된 바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지역위원장 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고위에서 이를 반려했고, 결국 부산 출마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전당대회 출마 당시 20대 총선 불출마를 내세우며 전국적 지원을 다짐했지만, 당 혁신위의 부산 출마 요청에 따라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문 대표의 출마가 가장 유력시되는 지역은 영도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불리는 여당 대표와 맞대결을 펼쳐 민심 심판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며 문재인 대표가 나는 영도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도는 외지인과 서민층이 많고 문재인 대표와 영도의 밀접도가 높다며 문재인 대표는 부산남항초교, 경남 중고교를 졸업해 서울의 경희대학교로 진학할 때까지 영도에서 자랐고, 결혼 후 처음 신혼집을 마련한 곳도 바로 영도이며, 현재 모친도 영도에서 살고 있다. 한번 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표가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꺾고 승리한다면 총선 바람몰이는 물론 대선가도에도 탄탄대로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영도구 출마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대표의 맞대결을 가정한 부산 영도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확실한 우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MBN·매일경제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김 대표는 52.2%의 지지를 얻어 34.8%에 그친 문 대표보다 17.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영도구는 부산·경남(PK)에 속하는 여당 텃밭인 데다 현재 김 대표의 지역구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큰 지지율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문 대표가 부산에서 출마할 경우 자신의 지역구였던 사상구에 다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