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정동영- 이정미, 북한 정치권 인사 면담 ‘노쇼’에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8-09-20 09:00:00
    • 카카오톡 보내기
    北, 부랴부랴 김영남 포함한 새일정 조율...변경사유엔 '함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 방북에 동행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포함된 정당대표가 북한 정치권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19일 현재까지 명확한 공식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어렵게 성사된 남북 정치권의 첫 만남을 어이없이 불발시켰다"며 이해찬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이해찬-정동영-이정미 등 여야 3당 대표는 방북 첫날인 전날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 약속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포함한 정당 간 남북교류 논의를 위해 마련된 자리로 북측에서는 안동춘 부의장을 비롯해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림룡철 조국통일위원회 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 부국장이 나올 것으로 알려진 만남이었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이 약속 시간 30분 전 면담 장소에 도착, 3당 대표를 1시간 20분 동안 기다렸으나 우리 측 정당 대표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안 부의장이 기약 없는 남측 대표단을 기다리며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북측 관계자의 항의도 있었지만 당사자들의 '함구'가 이어졌다.

    이날 남북정상회담 오전 정례브리핑에 나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전날 여야3당 대표와 북한 측 면담 일정이 취소된 배경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 질문에 "조만간 북한 측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시간 쯤 뒤인 이날 오전 10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 일정이 새롭게 잡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측 3당 대표들이 김영남 위원장보다 '급'이 낮은 인사들과의 면담에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의겸 대변인은 평양프레스센터에서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측 정당 대표들이 오늘 오전 10시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고생하는데 이해찬 당 대표는 약속도 취소해버리고 큰 결례를 저질렀다. 상당히 불쾌하게 했다”며 “북한 가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 나선 하 최고위원은 여야 3당 대표가 면담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좀 충격이었다”면서 “국내에서 야당한테 하던 갑질 의식이 북한한테도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여야 3당 대표가)유일한 약속이 있던 걸 몰랐던 건 아니다. 약속 있던 걸 몰랐을 수도 없다”며 “(국회의장 격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니라)국회부의장격인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여야 3당 대표는)아마 북한에 가서야 누굴 만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를 무시한다’ 해서 (면담에) 안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번에 대통령 도와주러 간 것"이라며 "들러리를 서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 화끈하게 들러리를 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