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표 집 앞...우연이겠냐" 토지가 4배 뛰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이 신설되는 과정에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들인 땅 근처에 나들목(IC) 입지가 정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곳에서 승용차로 5분(5㎞) 정도 떨어진 전동면 미곡리에 주택과 땅을 보유하고 있어 ‘이해찬 나들목’이라고도 불린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들목 입지가 확정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도로공사는 "나들목은 2009년 타당성조사부터 계획되었다"고 반박했다.
31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서울-세종고속도로 현황’에 따르면 세종~안성구간(55.9㎞)은 2019년 1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이 구간 공사비는 2009년 도로공사의 타당성 조사 때 2조1971억원에서 현재는 2조5894억원으로 3923억원 증가했다.
교량과 터널·IC(나들목)·JCT(분기점)·졸음쉼터·휴게소 등의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됐다는 게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애초 타당성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연기나들목 입지는 2019년 세종시 전동면 석곡리로 확정됐다.
승용차로 5분(5㎞) 정도 떨어진 전동면 미곡리에는 지난 2012년 12월 1억3860만원에 매입한 이 전 대표 배우자 소유의 주택과 농지( 1528㎡ )가 있고 2016년에는 창고도 별도로 사들였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중 일부 농지(653㎡)는 3년 뒤인 2015년 1월 지목변경을 통해 대지로 전환, 2013년 ㎡당 2만1400원이던 땅값(공시가)이 지난해 8만6000원으로 4배가량 뛰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해당 부지에 172㎡ 규모의 2층 단독을 건축한 이후 토지가가 3억5000만원으로 뛰어 오른 배경을 두고 부동산 업계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연기나들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2019년 12월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당시 야당이던 바른미래당이 10년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이 이 전 대표 집 근처인 전동면에 나들목을 신설하기 위해 변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이 전 대표 측은 " 자택은 집값이 오르는 세종시내를 피해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속에 평(3.3㎡)당 25만원을 주고 매입한 것”이라며 “그곳에 나들목이 생길지는 아직 결정된 것도 아니다”라고 비껴간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이날 “2019년 당시 집권 여당 대표의 집 앞으로 나들목이 입지가 확정된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겠느냐”고 의구심을 보였다.
2009년 6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해 9월 도로공사의 타당성 조사에서 빠져 있던 나들목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시설계(2017년 12월~2019년 7월) 과정에서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세종고속도로는 2009년 타당성 조사 이후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 설명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연기나들목은 2017~2019년 생겨난 게 아니라 2009년 타당성 조사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윤 의원은 의혹 제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한편 당정은 최근 부동산 업무와 관련 없는 9급 공무원에 대해서도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부당 이익의 최대 5배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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