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광역단체장에 대한 보궐선거에서 부산을 포기하고 서울은 여성 후보 전략공천에 당력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19일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중요한 선거지만,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모두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사유로 열리기 때문에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일단 당헌대로 무공천해서 한번 책임지고 넘어가자는 당내 의견이 있다"며 "어차피 올해 들어 영남권에선 민주당 기세가 꺾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부산시장 후보를 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신 서울시장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면 된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모두 성추행 의혹으로 불미스럽게 퇴진한 만큼 여성 정치인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 민주당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현재 여성 후보 전략공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핵심 모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내년 서울시장 선거엔 여성 후보를 내지 않을까 싶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한 수도권 의원은 "두 장관은 서울을 지역구로 둔 여성 정치인인 데다 대중적 인지도도 높기 때문에 위기 돌파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당국자나 의원의 말한마디로 서울 집값이 잡히는게 아닌 줄 모두가 안다. 근본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인 것에 있기 때문"이라며 뜬 금없이 부동산 문제에 끼어 든 것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앞서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하고 금융권을 끌어들였다. 금융권은 기업의 가치보다 부동산에 의존해 대출하면서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온 것"이라며 "그 결과 부동산이 폭락하면 금융부실을 초래하고 기업과 가계부채가 현실화되면 경제가 무너지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동산 족쇄 경제가 돼 실효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에 한정된 자원인 땅에 더이상 돈이 몰리게 해서는 국가의 비전도 경쟁력도 다 놓칠 것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도 안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는 서울시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알린 셈이다.
그러자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이 "왜 뜬금없이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문제에 나서냐"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 한심한 분"이라며 "이러다 심지어는 요즘 부동산 문제가 '애초에 좁은 곳에 나라 터를 잡은 단군할아버지의 전적인 잘못'이란 말도 나오겠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 안되니 법무부장관이란 사람이 나서서 옛날 운동권 1,2학년생 정도의 논리로 현정부 책임을 회피하고 남 탓하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 자리가 한가한 자리도 아니고 특히 요즘 법무부 검찰 간 갈등, 검찰 내부 갈등 등 내부 일도 복잡한데 현직 장관이 자기 원래 전문 분야도 아닌 타 부처 업무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리 국민께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나라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태는 해당 부처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자기 부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나아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대통령께서 가만히 있으실 일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 (추장관 발언은) 내년 4월 재보선을 염두에 둔 발언 같다"며 "검찰 측과의 의도된 갈등 역시 그런 차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에서는 지금까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야권 통합 후보로 세우자는 움직임도 있다.
앞서 이준석 전 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저에게 안 대표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분이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어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분위기를 띄운 바 있다.
하지만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참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밝힌 만큼,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당내 일각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같은 깜짝 카드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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