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LH 땅 투기 논란에 따른 지지율 상승...'독' 될수도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1-03-16 12: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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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3자 구도 되면 쉽지 않아…야권 단일화는 필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터진 LH 땅 투기 논란이 야권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16일 현재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후보단일화 기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단일화 상대인 안철수 후보를 앞지르는 결과가 잇따르자 '단일화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등 협상을 둘러싼 양 측의 샅바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안 후보가 전날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자신을 혹평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야권 단일화) 파트너에게 도를 넘는 말씀을 한 것은 이적행위"라며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 측 협상 창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안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성의원은 '양측 간 이견에 오세훈 후보 개인 입장이 있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 오세훈 후보는 모든 권한을 다 위임할 테니 전권을 가지고 임해달라는 말씀을 분명히 했고 언론에도 그렇게 밝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가 결단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상의할 것이나 당적 측면이나 상식선에서 판단되는 것들은 저희(협상팀)가 다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안 후보에 날을 세운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는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들어가니까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강력히 압박하는 전략적 측면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안 후보가 '요즘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3자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거냐'고 반발한 데 대해서는 "오세훈 후보나 저희 당을 압박하는 정치적인 고려가 담겨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성 의원은 또한 '당 차원에서 오세훈 후보 지지율 상승세 원인 내지 추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느냐'는 사회자 질의에 "집권여당의 무능과 실정, 부패, 특히 LH 경우를 보시면서 제1야당을 통해서 여당을 견제해야 되겠다 라는 국민들 생각이 표출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그래서 정치인한테는 중요한 게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 의원은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포함해서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의도에 대해 "2번에 대한 가치, 제1야당에 대한 가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표현으로 생각한다"며 "정계개편을 포함해 모든 것이 제1야당 중심으로 두 개의 큰 바퀴가 움직이는 역할에는 변함이 없구나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인식하셨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향후 정치적 선택지에 대해서도 "제3지대가 이론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매력적이나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 "1당이든 2당이든 양당구도로 돼 있는 대한민국 현실에 있어선 (제3지대가 아닌 국민의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 측 단일화 협상 창구인 권은희 의원은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날 k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권 의원은 “국민의당의 소속으로 야권 단일 후보로 임하고 야권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통합의 어떤 계기를 만들어내고 불씨를 계속 살려 선거 이후 야권 통합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는는 것이 안 대표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권 의원은 전날 안 후보를 강도높게 비난한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굉장히 모욕적인 말씀”이라고 반발하면서 “본인이 비례로 계속 국회의원이 되신 상황인데 각종 토론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나, 그런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발언이냐"고 받아쳤다.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단일화 논의 과정에 대해서도 권의원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그런 제안들을 했는데 지금 국힘 쪽에서 단계, 단계마다 거절된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사실 (국민의힘이) 지연하는 그런 전략을 쓰고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그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이어 "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면서 “야권 단일화 과정이나 단계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이나 마찬가지로 이번에 오세훈 후보의 야권 분열로 최악의 대선이 될 것이라는 이런 발언 등을 통해서 국민의힘이 아직도 변화하지 못한 부분들을 저희들이 확인을 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아니라면 야권이 아니다. 국민의힘으로의 귀결이 아니라면 야권은 분열하는 것이라는, 오로지 야권에는 국민의힘만 존재할 수 있을 뿐이라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부분들이 내심 깊은 곳에 뿌리 깊게 내려 있고 아직까지 변화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13~1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자 구도에서 오세훈 후보는 35.6%를 기록하며 33.3%의 박영선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2.3%p 차이로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1%를 기록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와의 1대1 가상대결에서 54.5%를 기록, 박 후보(37.4%)에 17.1%p 차이로 앞섰다. 3자 구도, 1대1 가상대결에서 모두 오 후보가 앞선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 조사에서 오 후보는 39.3%를 받으며 32.8%의 안 후보에 오차범위 밖인 6.5%p 앞서 단일화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13일 서울시민 성인남녀 802명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역시, 박 후보 33%, 오 후보 32.5%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했다. 이 조사에서 안 후보 27.9%로 집계됐다.


    박 후보와의 1대1 가상대결에서는 46.2%를 기록하며 36.1%를 기록한 박 후보에 10.1%p 앞섰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같은 오 후보 상승세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컨벤션효과에 서울시장 경험과 토론회 실력 등 오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야권 지지층의 판단이 작용한 여론변화"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막연한 반문 정서가 있었지만, LH사건이 터지면서 국민의힘이라는 대안을 찾았고, 그로 인해 오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세훈 돌풍에도 3자 구도는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교수는 "보궐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큰 의미 없다"며 “특히 이번 선거가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조직력을 이기기 위해 야권 결집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단일화가 깨지면 실망감 등의 역효과로 인해 박영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열릴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친 여론조사, 19일 단일후보 선출을 앞두고 열리는 유일한 토론회인 만큼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 모두 경쟁력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A 주관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80분간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이날 토론회는 신율 명지대 교수 사회로, 모두발언과 사회자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과 자유토론,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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