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2차 가해 논란에도 연일 박원순 띄우기...일부 인사 동조도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1-03-24 13: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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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후보도 “피해 여성 상처 건드리는 발언... 별 도움 안 된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앞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업적을 '띄우는' 페이스북 글로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논란을 야기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하룻만인 24일 “ 박 전 시장 정책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일부 여권 인사들이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2002~2020년 이명박·오세훈·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임 당시 정책들을 비교하면서 박 전 시장 치적을 부각시켰다.


    그는 “대체로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되었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며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도심 초고층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토목 행정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은 서울시민들이 새롭게 요구한 ‘안전하고 깨끗하고 걷기 좋은 서울’을 구현했다”며 “속도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인도를 넓히고 서울 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 구역을 늘리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또 내일을 살아야 하고 4월7일 이후의 서울이 어떤 철학과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어떤 과거보다 중요하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전날 SNS에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가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박원순 이름을 용산공원에 새기자는 그의 주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등이 '좋아요' 혹은 '슬퍼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쏟아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임종석 전 실장이 용산공원 의자에 '박원순'이라는 이름 석 자를 새기고 싶다고 했다"며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치가 떨리는 언행이요, 만행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586의 낡은 감성과 '의리 코스프레'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왜 민주당이 서울에서 심판받아야 하는지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더불어민주당은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이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지낸 임종석씨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어떤 이유로 치러지는지 모르지 않을 터인데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라며 "임종석 씨는 참으로 몹쓸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방해하는 정당이 1000만 서울시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이냐"며 "결국 민주당 지도부와 박 후보의 사과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마지못해 한 시늉에 불과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공허한 사과가 부른 2차 가해"라고 규정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민주당 박영선 후보도 "피해 여성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처를 건드리는 이러한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영선 후보는 '임 전 실장의 글을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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