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연루 김웅 오락가락 해명에 의구심 증폭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1-09-07 13: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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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원 "金, 제보자 신원 밝혀야...정확히 얘기한 게 없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이른바 ‘(여권인사) 고발 사주’ 의혹이 진실공방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당사자 격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오락가락 해명으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김웅 의원이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면, 어떤 세력이 이 일을 벌인건지도 안다는 거니 당연히 (제보자를) 밝혀야 한다"며 "기억이 안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해도 말이 좀 명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김최고위원은 "이 사건 키는 역시 김웅 의원이 갖고 있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한 게 별로 없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내 암투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주장대로) 여권의 공작인지 아니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냥 사실을 폭로하게 된 것인지, 실수로 누설하게 된 것인지, 더 나아가서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맞다 아니다 단정할 수 없지만, 제보자 신원이 확인되고 배경을 알게된다면 단초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왜 그랬는지 안다"고 특정한 김웅 의원을 겨냥했다.


    실제 김웅 의원은 7일 해당 의혹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 대해 "처음 인터뷰 기사가 완전 왜곡돼서 나갔다"고 반발했지만 앞서 다르게 언급한 발언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날 새벽 1시 경 공개된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한 말을 짜집기했다"며 '최강욱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장 초안을 자신이 잡았다고 말했다'는 뉴스버스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술에 취해 대구에서 서울 올라가던 중 자다가 갑자기 뉴스버스 기자 전화를 받았다"며 " ‘나는 모르겠다’라고 하다가 최강욱 의원 얘기에 ‘어? 내가 초안 잡아준 거 아닌가? 내가 작성했을 텐데’라고 대답했다. 내가 오락가락했다"고 시인하는 모습으로 스스로의 신뢰도에 타격을 가했다.


    또한 김 의원은 "고발장을 내가 썼는지, 손준성 검사로부터 전달받았는지 그것을 당에 전달한 것도 전혀 기억 안 난다"면서도 “제보는 항상 당에 전달해왔기 때문에 조작이 아니라면 내가 한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기자가 “전달한 것 같다” “기억이 안 난다” 등 대답이 혼재한다고 지적하자 그는 “(손)준성이가 보낸 것 같다고 얘기하면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무혐의를 주장하면서도 "뉴스버스가 (공개한 휴대폰 캡처화면이) 다 사실이라면 내가 손 검사에게 받아서 보낸 것일텐데 손 검사는 아니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뉴스버스 보도가 사실인 거 같다’고 하면 당장 윤석열 캠프에서 ‘손 검사에게 받았다는 증거를 대라’고 할 것인데 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다 지웠으니 증거가 없다”고 횡설수설했다.


    그는 '뉴스버스가 사실이라면 내가 보낸 것' 발언의 진의에 대해서도 “사실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뉴스버스 보도를 보니 ‘조작 안됐으면 내가 보낸 것이겠다’는 생각은 했다"며 "폭파한단 용어는 "(제보한 사람, 제보 받은 사람에게) 내가 쓰는 용어"라고 시인했다.


    이어 "또 누군가 제보를 전달하면 나는 무조건 당에 다 전달했다"며 "하지만 손 검사는 아니라고 하니까 내가 뭐라고 하겠나. 뉴스버스가 조작됐다는 증거도 없고 손 검사에게 받았다고 해도 입증자료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손 검사가 나에게 다른 자료를 보낸 텔레그램 대화방을 가지고 지금 문제가 된 고발장들과 엮은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가 "손 검사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놓은 걸 나에게 보낼 수 있어서 대화방에 ‘손준성 보냄’이 나올 수도 있지만 나도 감이 안온다”고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김 의원 주장과 배치되는 기존의 발언들이 드러나는 정황이어서 '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싼 김의원의 말바꾸기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장제원 의원이 전날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뉴스버스 기자와의 최초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당시 "손준성 검사가 최강욱, 유시민 고발장을 전달했던데 윤 전 총장에게 요청받았냐"는 기자 질문에 "윤 전 총장과 전혀 상관없다. 검찰 쪽에서 받은 건 아니다"며 "(고발장을) 제가 만들었다. 법리 부분에 대해선 (손 검사에게) 물어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뉴스버스 관계자도 “김 의원이 처음에는 ‘윤 총장과는 관계가 없다. 고발장도 전부 내가 썼다’고 하다가 다음 날 4월 3일 고발장에 관해 물으니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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