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주도권 다툼 尹 한판승으로?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1-11-15 11: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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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사무총장 사의표명...이 대표는 ‘침묵’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한기호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석열 후보 측과 이준석 당 대표 간 주도권 다툼이 일단 윤 후보 측 한판승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5일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당무 우선권을 쥐게 돼 있는 당헌당규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대표의 '과잉 의욕'이 대선 진행 과정을 매끄럽지 못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선공후사 결단으로 대선 승리의 물꼬를 열어준 한기호 사무총장의 처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반겼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종편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무 우선권이라는 걸 쓸 정도가 되면 당 대표랑 대선 후보가 치고받는 것” “굳이 불편한 비유를 하자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쓸 때면 파국인 것” 등 당헌당규 상 '당무우선권' 해석을 달리하며 윤 후보를 견제하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 발언을 두고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며 대선 후보 권한을 명문화한 당헌 74조 조항을 부정한 것으로 당내 패권 다툼이 이미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따른다.


    특히 한 사무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이 대표가 특별한 입장표명 없이 침묵을 이어가는 정황도 이 같은 국민의힘 내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주요 당직을 교체하는 데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무총장 거취 문제는 저는 윤 후보와 어떤 상의도 한 바가 없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윤 후보 아닌 다른 사람이 언론에 언급하거나 하는 것은 윤 후보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윤 후보 측 개별 의원들이 나서서 사무총장을 압박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홍준표 전 후보도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당시 사무총장을 교체했다"며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윤 후보 측은 수백 억원에 달하는 대선자금을 관리하는 사무총장 직에 대선후보와 호흡이 맞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정치권에서는 사무총장 직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에 대해 사무총장이 쥐고 있는 당 재정권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300억~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되는 선거 과정 중 공식 대선 자금을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사무총장의 승인을 받게 돼 있다.


    이와 함께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를 것으로 예정된 서울서초갑 등 5곳의 재보궐선거와 대선 후 불과 3개월 만에 열리는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당무우선권’을 놓고 갈등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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