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李 정권 부동산 정책에 발목?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5-20 1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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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세금으로 집값을 때려잡겠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오죽하면 시장에서 ‘문재인 2기’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져 나오겠는가.


    그런데도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장특공 폐지’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당의 입장과 같다”라고 했다. 결국, 부동산 규제강화로 아파트값이 오르지 못하게 묶어 두겠다는 것이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아파트 폭등과 전·월세 가격 급등 등 부동산 문제 해법으로 ‘정비사업’을 제시했다. 정비사업으로 공급 비중을 늘려서 아파트값의 폭등을 막고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과연 누가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일까?


    지금 규제와 세금으로 주택가격을 잡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 정 후보의 말이 맞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등 부동산 규제책이 강남권 대신 한강 벨트와 외곽 지역의 집값 및 전월세 가격을 높인 풍선효과를 낳은 것으로 파악됐다. 잦은 정부의 정책 개입이 주택시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 정부의 지난 1년 부동산 시장은 매매와 전세, 월세가 동시에 급등하는 '트리플 상승' 국면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가 상승률은 직전 1년 10.85%에서 현 정부 1년 8.53%로 다소 꺾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규제를 피한 광진·동작·성동·마포구 등 한강벨트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약 1.8배(8.04%→14.87%)나 높아졌다. 강북·노원·도봉·성북구 등 외곽 지역의 매매가 상승률은 2.30%에서 6.84%로 뛰었다. 전월세 시장의 충격 또한 컸다. 전세는 1.09%에서 12.63%로 10배 이상 올랐고 월세 오름폭 역시 2.39%에서 13.14%로 크게 확대됐다.


    과거 진보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과정의 ‘빠른 보기 버전’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수요 억제는 잠시 시간을 버는 미봉책일 뿐 실질적인 공급을 대체할 수 없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 이후 집주인들의 세금부담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 주요 아파트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의견제출이 급증했다. 이와 맞물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부담과 규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물 회수와 관망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급 확대를 주장하는 오세훈 후보의 부동산 정책이 바른 방향일 수 있다.


    오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에 참석, “전월세 상승률이 소득 상승률보다 2배 정도 빠르다는 진단이 있는데 부동산 정책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이냐”라는 질문에 “서울은 이미 대형 주택부지로 쓸 수 있는 땅이 거의 없다”라며 “큰 틀에서의 원칙을 얘기하자면 해법은 정비사업이고 앞으로 점점 정비사업에 의한 공급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정비사업을 통해 31만 호의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막연한 수치가 아니라 이미 토대가 마련돼 정비사업 구역 578군데만 통상적으로 진행되면 착공 가능한 물량이라는 것.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6·27, 10·5 부동산 규제 이후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고 이주 문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공급하겠다"라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대출 규제를 풀어서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장 후보가 된 그가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소한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넘어서기 어려운 것 같다. 이재명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정원오 후보의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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